꽃이 별이 될 때 하늘의 별이 내려와 꽃으로 피는 기적도 어느 봄날, 뚝뚝 꽃 지는 일도 겨를없이 지났다 세월이 약이라고, 돌아보지 말자고 수없이 되뇌이면서도 떼지 못하는 발걸음 애석함과 수치심이 범벅되어 거울에 비친 내가 싫어진 날 다시 별이 된 꽃 하여 꽃진 자리 생애마다 한 매듭으로 기억되.. 不平則鳴 2014.05.08
별과 별 사이 문자 메시지가 들어와 있다. 진동으로 두고 있다가 놓쳤다. 아이들 말로 '씹었다'며 부아를 내겠지. 답장을 보내자마자 기다리고 있었다는듯 다른 메시지가 제꺼덕 들어온다. 답을 부리나케 찍지만 뭔가 아쉽다. 갈래지는 생각더미를 겨우 낱말 몇 개로 표현해야 하다니. 통화 버튼을 눌.. 不平則鳴 2014.04.29
보물섬 일이 있어 달려간 도심 외곽. 그나마 경전철이 닿아 다행이다. 개찰구를 나서며 보니 눈에 띄는 사람이라야 나를 포함해서 겨우 너댓 명 뿐. 막막한 계단을 내려와 보는 낯선 역사 밖은 황량하다. 회오리바람이 건들거린다. 어느 쪽으로 가야 하지. 방향을 정하려는데 이쪽으로 오는 이가 .. 不平則鳴 2014.04.22
울지 않는 봄 한날 한시에 피었다가 순식간에 사라진 꽃들. 기망하는 것도 아니고 말이야. 대개의 순번을 기억하고 있는 이들은 어안이 벙벙하다. 고택 기와 위 매화나 살구꽃이 해살거리는 모습, 돌담 아래서 부시시 깨어나는 개나리나 산등성이를 조심스레 물들이는 진달래, 용을 쓰다가 어느 아침 .. 不平則鳴 2014.04.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