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무장지대 오랜만에 모인 친구들. 늦게 들어서는 중에도 환호를 보내준다. 자리에 앉자 난무하는 익숙한 시끌거림. 예전처럼 욕도 내지르고 어리광도 부리며 걸죽한 분위기에 녹아드는 알록달록한 아이들. 개중 한 녀석이 다가와 옆구리를 툭 친다. 이런저런 이야기 끝에 슬쩍 근황을 묻더니, 자기는 요즘 골프.. 不平則鳴 2009.04.10
북한산의 봄 낮은 곳에서 꼬물거려도 평온해야지 싶었는데, 걷기 시작하자 걸음이 차츰 빨라졌다. 이래선 안돼, 상념이 많아져선. 그렇찮아도 주변 북적이는 인파에 정신이 산만해져 있었다. 제자리에 선다. 배낭 끈을 잡아당기며 덩달아 들쑥날쑥해진 숨을 조절한다. 삼삼오오 짝을 이뤄 시끌벅쩍 지나는 사람들 .. 不平則鳴 2009.04.07
봄 익히기 갓난 병아리처럼 부리일랑 곧추세우고 허공을 헤집는 햇살. 까치걸음으로 다니다가 몰려다니며 깐죽대더니, 풀어져 헤살 부리던 봄빛을 잡아끌어내리기도 한다. 길 가던 아주머니들이 멈추어섰다. 따따부따 수다가 길어진다. 뽀글이 갈색 머리카락을 햇살이 쪼았다. 오랜만에 정장을 하.. 햇빛마당 2009.04.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