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옛적에 말간 햇살이 낭창거리는 들녘. 비바람에 시달려 신산한 문설주 거친 면에 기대 선 이모, 아까부터 눈길이 저만큼 앞을 훑는다. 슬금슬금 들이찬 봄을 찾는 걸까. 아니면 분주해질 기미를 떠올리는 건지. 시간을 내야겄네. 밭둑 마른 콩나무 줄기를 말끔히 걷어야지. 올해에는 동부콩도 좀 .. 發憤抒情 2009.03.12
살아 남은 변명 풀 죽은 친구 녀석. 그도 그럴 것이 사업에 실패한 작은 형 때문에 온 집안이 쑥대밭이다. 채권자들을 피해다니던 작은형은 나중 강원도 어디 탄광에 쳐박혀 있다고 했다. 거기서라도 환하게 웃으며 걸어나올 수 있다면 다행이다만. 속 깊은 녀석들이 입을 맞춘다. 앞에서 내색을 말자고. 막장이라는 .. 不平則鳴 2009.03.06
말을 지우는 법 출근 때마다 이용하는 지하철, 여느 때처럼 육호선 뒤쪽에서 넷째 번 칸에 올랐다. 마침 빈 자리가 나 비집고 앉았다. 개학을 해 복잡한 건가. 오른 기온 탓인지 후덥지근한 차내. 목도리를 끌렀다. 오늘은 조급증으로 허덕거리지 말아야지. 느긋하게 열자. 밝은 뉴스만 읽자. 스스로에게 .. 不平則鳴 2009.03.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