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이 날개라고
퇴근해 들어온 아이. '덥다, 더워!'를 연발하며 바깥에서 묻힌 텁텁함을 손사위로 털어낸다. 더위에 지친 탓일까. 체념우선인 어투 끝에 샤워부터 하고 나온 다음 팬티 바람으로 나대는 아이. 여기저기 벗어 놓은 옷이야 치우겠지 싶은 바람도 공염불이다. 다 큰 녀석에게 매번 잔소리를 할 수 없지만. "야, 임마. 그게 뭐냐?" "참나, 내 집에서 내 맘대로 하겠다는데 왜 그러세요?" "이게 네 집이냐?" "적을 두고 보금자리로 삼으면 그게 제 집이지, 남의 집입니까?" "아무리 그래도 보기 흉해. 옷도 잘 벗어야 예술이지, 잘 못벗으면 외설스러운 것 알지! 잠시 뒤 동생이 들를지 모르니 아무 거라도 걸치고 있어!" 여름이야 더워서 그러려니 하지만 겨울은 겨울대로 빵빵한 난방으로 벗은 채 가뿐하게 생활하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