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촌 봄 벚꽃 활짝 핀 나무 아래 모인 한떼의 여자들. 우중충한 겨울을 어떻게 견뎠을까. 기다렸다는 듯 너도나도 하늘하늘한 차림이다. 일행 중 누군가 우스운 이야기를 꺼냈는지 일제히 목청 높여 깔깔거리는데, 봄이 온통 그녀들 차지다. 바람이 불어올 때마다 흔들리는 소담스런 꽃뭉치. 세상.. 不平則鳴 2017.04.11
Dire Straits, Sultans Of Swing 시내에 가면 들르는 레코드점이 있다. 그곳 사장이 사투리가 심하다. 슬쩍 따지다보니 학연이나 지연 등 걸리는 게 있다. 하지만 여타 이유보다 사장의 아무렇지 않게 '싱끗' 웃어주는 선한 웃음이 꽤 마음에 들었다. 어느 해 그 레코드 가게 앞 스피커에서 '브루클린으로 가는 마지막 비.. 思索一音 2017.04.10
Simon And Garfunkel, The Boxer 아카시아 열대관목인 아카시아에는 질기고 억세며 한뼘이나 되는 가시가 있다. 키큰 기린이 아카시아의 잎을 좋아해 혀로 훑어먹는데 당연히 가시도 딸려 들어가기 일쑤이다. 입이나 기도, 내장 등속이 어떻게 이루어져 있는지 모르지만 기린은 필요한 것만 소화시킨 다음 가시만은 고.. 思索一音 2017.04.07
Semino Rossi, Solo Hay Una Para Mi 학교에서 돌아와 아무 기척 없는 집을 기웃거린다. 어깨를 늘어뜨리고 한동안 대문간에 서 있었다. 적막강산인 집은 점점 커지고 나는 점점 작아졌다. 혼자 쳐박혀 방바닥을 이리저리 딩굴다가 빗소리를 들었다. 아부지 구둣발 소리처럼 처음엔 드문드문하던 비가 점차 심해진다. 바람까.. 思索一音 2017.04.05
이제 너의 세상 눈을 바로 뜰 수 없다. 하늘거리는 햇살. 얼마만이지. 차츰 달아올라 요동치는 공기. 온몸이 간지럽다. 다들 알지? 저만큼 어디든 자리잡고 용을 써 세상을 보는 거야. 큰키나무에 싹이 터 그늘 지기 전에 우리 먼저 쫓아나가 예쁜 꽃을 피워야지. 알록달록 옷 갈아입고 세상을 아름답게 수.. 自然索引 2017.04.01
겨울 지난 소백산 겨울 산행에 쓰인 아이젠, 스패치, 방한장갑과 목도리, 여벌의 기능성 겉옷 등을 꺼냈다. 온갖 장비를 챙겨야 하는 게 늘 불만이었다. 봄이니 가벼운 차림이어야겠지. 가뿐해진 한편에 무언가 빠뜨린 듯한 허전함도 지울 수 없다. 그렇게 겨울을 보냈구나. 북한산에서 내려오는 길에 해져 .. 不平則鳴 2017.03.28
조령산 하늘 길 공부 잘하는 조카 유진이를 볼 때마다 감탄하는 동네 아주머니들. "어머, 유진아. 너는 어쩜 그렇게 공부를 잘하니?" 바르게 잘 자란 아이. 속썩이는 법이 없다. 제 엄마아빠가 잔소리 한번 안해도 밥 먹듯 장학금을 타오고, 유수의 대학에도 떠억 들어갔다. 남들은 머리를 싸매고 해도 안.. 不平則鳴 2017.03.22
겨울 끝 춘천 용화산 진한 커피 냄새가 좋은 아침. 복잡하고 어지러운 세상에서 흔들리지 않고 버티도록 만들어주는 힘은 어디서 오는 걸까. 우리 나라의 등뼈에 해당하는 백두대간에서 삐져나와 서쪽 끝 문수산까지 이어지는 한북정맥 어림의 용화산은 가곡으로도 익히 아는 성불사 터가 있다. 지리적으로 .. 不平則鳴 2017.03.21
Pink Floyd, Another Brick In The Wall 눈을 뜨고 있어도 깜깜하다. 차라리 뜨지 말걸. 이곳저곳 두서없이 쫓아다니는 꿈쯤이야 아무것도 아니었어. 현기증으로 정수리를 꾹꾹 눌렀다. 원치 않은 소음이 밀려들어 못견디게 만든다. 수많은 사연과 이에 따른 음악을 고르며, 사람들 취향이 소음인 줄 나중에 알았다. 그렇다고 과.. 思索一音 2017.03.16
Three Dog Night, An Old Fashioned Love Song 사랑하면서도 그 실체가 보이지 않아 안타깝기만 하던 시절. 나는 없고 상대만 저만큼 있다. 사랑은 현란한 그이의 몸짓, 표정, 말투 등만 아니라 함께한 시각의 하찮은 주변 환경까지 낱낱이 기억한다. Three Dog Night, An Old Fashioned Love Song Just an old fashioned love song Playing on the radio And wrapped aro.. 思索一音 2017.03.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