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세상, 마음은 잠을 설쳤거든. 새벽 빗소리가 오죽해야지. 잠결에도 약속을 떠올려서인지 걱정했지. 오늘 우중산행이 괜찮을까. 예전같지 않아서 말야. 뭔 비라니, 요란스러운 이 빗소리가 들리지 않아? 이른 아침 통화를 하다가 면박만 당한다. 물보라로 뿌연 바깥, 물기 먹은 나뭇잎들이 늘어져 있다. 건너편 아파.. 不平則鳴 2011.07.26
뭍으로 간 물고기 여럿이 자리하면 버거운 술자리. 개중 몇은 꼭 엉뚱하다. 한눈을 팔고 이야기는 엇나가고 술을 따라 주려고 해도 뺀다. 이럴 바엔 둘이거나 아니면 혼자인 게 낫다. 늘 감기는 술이라는 나긋한 동무가 있는데 뭔 걱정이야. 길을 떠나서도 들이키는 술. 한께한 이는 곯아떨어진 나를 배달시키느라 골몰.. 不平則鳴 2011.07.14
칠월 눈 태양의 계절. 밤에도 열기는 가시지 않아 덜마른 장작을 태울 때처럼 텁텁하다. 불볕 태양으로 가동되는 초록공장이야말로 지금 거칠 게 없다. 벋고 늘어뜨려 영역을 넓히는 중이다. 억센 비가 훑거나 거친 바람이 쑤썩여도 아무렇지 않았는데 정작 갈맷빛 속에서는 골병든다. 하찮은 벌레들이 번성하.. 不平則鳴 2011.07.12
말 비 비에 갇힌 휴일. 핑게 삼아 매몰되는 일상은 싫다. 억지로라도 쫓아나가야지. 젖은 산과 강이 후줄근하다. 조막만 한 나라라 생각했는데, 물기를 품은 구름이 얼마나 두텁고 넓은지 가도가도 컴컴한 대낮. 차창에 부딛는 빗줄기가 폭포수 같다. 이래서야 코앞 차선인들 분간할 수 있나. 비를 말言이라 .. 不平則鳴 2011.07.05
생의 한 자리 회사 앞에 할인마트가 생겼다. 식음료품을 주로 취급하는데 열자마자 사람이 들끓는다. 채소류나 반찬거리에서부터 미곡이나 파인애플 열매 등이 잔뜩 쌓여 있기도 한다. 매일 미끼상품이 바뀐다. 할당된 물건을 차지하기 위해 이른 시각부터 꼬불꼬불한 줄이 십여 미터씩이다. 배추값이 폭등할 때에.. 不平則鳴 2011.06.29
유월 색 스스로 물을 찾지 못하는 꽃나무들. 외딴 섬 같은 화분에서 축 쳐져 있다. 깊은 흙 냄새를 잊은들 지울 수 있을까. 오늘은 물주기를 그만 두자. 오랜만에 뿌리는 비. 습기 먹은 바람이 끼치는 눅눅함을 반가이 맞아들였다. 때로는 선한 바람이 꽃을 키우는 게야. 아직 꽃나무 같은 우리 꼬마는 한밤중에.. 不平則鳴 2011.06.23
추락한 시간들 아내에게 남편은 어떤 존재인가. 남편에게 아내는 어떤 의미인가. 부부란 과연 무엇인가. 달이 차고 이지러지듯 서로에게 채워주고 비우며 새로운 날을 꿈꿀 수 있는지. 비봉 암릉 구간에서 등산객이 추락했다. 사실 이곳은 위험하여 장비를 갖추지 않고서는 오를 수 없다. 가타부타 따지기 전에 결과.. 不平則鳴 2011.06.16
또 다른 날의 이야기 커피가 우리 몸에 끼치는 영향은 어떠한가. 커피 카페인 성분이 예민한 사람에게는 좋지 않다고 한다. 부정맥을 유발하여 혈압이나 콜레스테롤 수치를 높인다고 하니 망설여진다. 많이 마시는 여성은 임신이 어려울 수 있으며, 임산부는 조산의 위험성도 높다고 한다. 또 위궤양 발병률도 높다니 엔간.. 不平則鳴 2011.06.09
장미 이야기 두말할 필요없이 남자와 여자가 엄연히 다르다. 그러므로 떨어져 있어야 당연한데, 경재 형을 보면 그렇지도 않다. 늘 여자들에게 둘러싸여 있기 일쑤여서. 볼 적마다 묘한 기분인데 이거야말로 이상한 게 아니다. 단언코 시샘하는 건 아니기에. 다만 스스럼없이 섞여 깔깔거릴 수 있다는 사실이 놀랍.. 不平則鳴 2011.05.31
버려야 한다면 배웅할 채비도 안했는데 사그라진 봄이 아쉽다. 때 아니게 한낮 기온이 섭씨 삼십 도를 오르내린다. 벌써 여름이에요. 가녀린 팔다리를 다 내놓고 다니던 우리 아이가 마주치자 변명을 한다. 아닌 게 아니라 비도 잦아 우기처럼 연일 텁텁하다. 무던함으로 견딘다고 여겼는데 그게 아닌가. 환기가 어려.. 不平則鳴 2011.05.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