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소리 홀어머니 슬하인 동하. 원천적으로 우울함이 배어 있는 듯한 표정은 타고 나는 건지, 보는 사람을 질리게 만든다. 오죽하면 억센 편이어서 동네에서 아무도 못당하는 제 어미가 자식 하나 못꺾어 쩔쩔 맬까. 옆에서 누가 뭐라든 일언반구 대꾸 없는 바윗돌이어서 애먼소리만 내다가 마니... 發憤抒情 2010.04.20
지금 어디요 화급을 다투는 원고에 매달린 적이 있다. 휴일 밤낮을 꼬박 붙어 삼십여 매를 처리한다. 참고자료나 내용을 뒤지며 원고지 칸을 메꾸느라 눈은 충혈되고 손가락에는 굳은살이 배고 목과 어깨는 뻐근하다. 날려 쓴 글자가 삐뚤빼뚤해 알아볼 수 있을까 염려되기도 하지만 마치자 날아갈 .. 不平則鳴 2010.04.15
술래는 봄 1934년, 아마골퍼인 보비 찰스가 창설한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Augusta National G.C.)은 회원 수가 이백 명 남짓으로, 반드시 회원을 동반해야 플레이를 할 수 있다. 마스터스는 메이저 대회 중 가장 이른 매년 4월에 개최된다. 초청제로 운영되며, 강자들이 참가하여 명실공히 마스터스란 .. 不平則鳴 2010.04.13
꽃자리 '집 나가서 애 배어 들어온다더니!' 이쁜 자식 얘기라면 얼마나 좋을까만 미운 짓만 골라서 하는 사무실 동료 얘기이니. 이 사람은 밉다밉다 하니까 아주 작정했는지, 미운 짓만 골라서 한다. 영향력 있는 간부에겐 입에 침도 안바르고 아부하기. 가장 성실한 듯 가장하며 지각을 밥 먹듯.. 不平則鳴 2010.04.09
봄날 아침 몸이 천근만근이어도 움직여야 하는 아침. 일어나려다가는 현깃증으로 휘청한다. 어젯밤 언제 들어왔던가. '진행형' 을 되풀이해 외치는 녀석들과 입씨름만으로 세상을 난도질하다가 자정을 넘겨 어영부영 일어섰는데, 결국 택시를 잡아 탔지. 인사불성인 채 내린 기억도 가뭇하건만, 집.. 不平則鳴 2010.04.07
햇빛 좋은 날 큰애가 조막만할 적, 햇빛이 하도 좋아 안고 나갔다. 베란다를 서성이는데 이웃에게 들켰다. 미소 짓던 이웃이 지나칠 수 없다는 듯 한마디 던진다. "그 집에 언제 애가 있었나요?" 바깥에 울음소리 한번 내지 않은 순둥이 큰애에 비해 작은애는 계집아이지만 성깔이 보통이 아니어서 찡그.. 햇빛마당 2010.04.01
봄날 고양이 다복솔한 산길에 섰다. 정겨움이 누이 치마처럼 부풀고 펼쳐진다. 길 가던 바람과 벗하며 호젓한 산행을 바란다면, 사기막골이나 송추쪽을 들머리로 잡는 게 좋다. 우선 그쪽으로 가려면 불광동 시외버스터미널에서 34-1번 등의 버스를 이용해야 한다. 서울과 경기도쪽 시외버스도 교통카.. 不平則鳴 2010.03.29
야고를 봤지 봄인가 싶어 돌아보면 보이지 않는, 유난히 더딘 봄. 조바심을 낸다. 이러다가 봄 없이 여름이 들이닥치겠는걸. 아니야, 여름이면 어떻고 가을이면 어때. 코웃음도 친다. 설거지를 하다 말고 움직임을 멈춘 아내. 똑똑 떨어지던 수돗물이 내민 손가락에서 부숴뜨려진다. 내버려둘 수도 있.. 不平則鳴 2010.03.25
모두 꽃이다 정상에 오른다는 게 예삿일인가. 더구나 그 자리를 지키려면 얼마나 처절한 각고의 노력을 쏟아야 할까. 베이징 올림픽에서 각각 남녀 단체전 금메달을 따낸 장한 우리나라 양궁 선수들. 알다시피 양궁은 고도의 집중력을 요하는 경기이다. 그러다보니 진작 세계 각국 선수의 견제는 물.. 不平則鳴 2010.03.22
그래도 무시로 오는 친구 전화. 조심스레 안부인사부터 내려놓고 반응을 살피는 기색이다. 끄덕이는 걸 바로 앞에 있는 것처럼 알아챈다. 우선 이해하라며 당부하고는 늘어놓는 하소연. 시댁 식구들 때문에 속 끓고, 모시고 있는 시아버지도 평생 어렵고, 남편도 애먹이고, 그나마 위안삼던 아이.. 不平則鳴 2010.03.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