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과 티격태격하다 점심을 함께한 일행이 계산대에서 머뭇거린다. '왜 그래요?' '김치찌개 값이 올랐네요. 천 원이나 올려 칠천 원이라니.' '온통 오르는구나!' 하루가 멀다하고 문을 닫거나 주인이 바뀌어 업종마저 달라지는 식당들. 주변에서 단골로 드나드는 식당이라야 겨우 몇몇 뿐인데. 슬금슬금 올리.. 不平則鳴 2014.08.21
누가 메기를 해치웠나 미꾸라지가 가득한 동이 안에 메기 한 마리 넣어두듯 이맘때의 태풍은 우리를 바짝 긴장하게 만든다. '일기예보가 아직도 이 모양이야! 처음에는 중국쪽으로 갈 거라더니 서해로 곧장 올라온다네.' '13호 태풍 할롱도 바로 아래에 있다는데.' 바깥 활동이 잡혀 있어 일기예보에 눈길을 줄 .. 不平則鳴 2014.08.12
여 름 환한 여름. '다들 휴가지는 동해안으로 정했나 봐.' '어휴, 저 차들 좀 봐. 도무지 끝이 안보여.' 몇날 며칠 궁리한 다음 바리바리 싸서는 길을 떠났다. 설마하며 신새벽에 나서도 예외없이 길에서 한나절을 묵히기 예사. 언젠가는 숙박할 곳을 찾아가는데 종일토록 달려가기도 했다. 집착.. 不平則鳴 2014.08.01
떠날 여름과 남은 여름 '때깔 곱게 한세상 지날 수 있다면 오죽 좋을까' 반짇고리를 만지며 툭 내뱉는 당신 아닌 게 아니라 살이가 만만해야지 수렁에 빠진 듯 옴쭉달싹 못하기가 다반사여서 있는 듯 없는 듯 견딜까 하다가도 그예 배낭을 꾸렸다 이것저것 챙기며 갈망하는 순간 한때의 기분이 아니라는 것을 알.. 不平則鳴 2014.07.29
까치나 쥐가 소용될 때 서버 탓인지 지속적으로 열어둔 컴퓨터 화면이 오후 무렵이면 흔들린다. 그림이나 사진이 달랑 느낌표만으로 덮이기도 하고. '이거야, 원!' MS의 윈도7 운영체계지원 종료 때문인가. 인터폰을 들었다가 놓았다. 오죽 더워야지. 억지로 나까지 쫓을 필요야 없어. 목소리 큰 사업부 책임자를 .. 不平則鳴 2014.07.22
열정 그늘, 열무 맛 닭고기를 '닭고기'라고 말하는 사람은 식구 중 나밖에 없다. 아이들은 '치킨'이라고 뭉뚱그려 말하지도 않는다. 프랜차이즈 이름에 따라 원하는 부위를 콕콕 찝어 말하는데 듣기에는 얼떨떨하다. '그래, 원하는 것을 시켜먹어야지. 못먹으면 얼마나 억울하겠니?' 입맛이 동할 때마다 치킨.. 不平則鳴 2014.07.16
어디서나 꽃 핀다 밥이든 고기든 쌈으로 싸먹기 좋아하는 우리. 쌈재료에는 김이나 미역, 다시마, 톳 등의 해조류도 있지만 참나물이나 곰취 등의 나물 외에도 미나리, 쑥갓, 깻잎이나 상추, 배추 등이 보편적으로 등장한다. 요즘 상에 오르는 재료는 다국적이어서 양배추를 위시하여 쌈케일, 브로콜리, 치.. 不平則鳴 2014.07.10
두 발로 축구로 전 세계가 몸살을 앓는 중이다. 브라주카를 쫓는 눈과 눈. 저절로 터져나오는 환호와 탄식, 그리고 승과 패에 따른 명암. 나도 마찬가지로, 눈뜨면 확인하고 감탄하다가 애석히 여기거나 부러워하기도 했다. 잠을 설치며 중계방송을 보다가는 화를 내고 상대팀과의 격차를 느끼며 .. 不平則鳴 2014.07.01
함께하는 일 급한 전갈이 있는데 상대가 전화를 받지 않는다면? 아니, 신호가 가는데 계속 통화중이라면? 전화를 하려고 쫓아간 공중전화기 박스를 앞서 차지한 사람이 노닥거리면서 뒤에서 듣기에도 한가한 얘기만 줄줄 늘어놓고 있다면? 세상이 이렇게 변할 줄 누가 알았나? 휴대전화를 지금처럼 .. 不平則鳴 2014.06.23
꽃을 보다 꽃 피우는 때를 잘 아는 풀꽃. 알아주는 이 없어도 자기 자리에 뿌리를 내리고 싹을 틔우고 잎을 낸 다음 알록달록한 꽃을 뿜어 올립니다. 지난 해보다 영역을 조금씩 넓히기도 합니다. 그래야 벌나비도 많이 찾아들고 나름대로 살아남기에도 유리할 테니까요. 어릴 적 주변에서 보던 꽃 .. 不平則鳴 2014.06.16